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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모노; 길티 클럽, 스무드, 혼모노

zamonia500 2026. 2. 21. 18:27

진짜와 가짜의 경계는 모호하다. 타인의 진짜를 존중해 주자.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

 

길티 클럽은 영화 감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감독은 좋은 영화를 만들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묘사되지만 무언가 논란이 있었던 듯 하다.

팬들은 감독의 과오를 열심히 외면하면서 그를 애정한다.

하지만 감독은 팬들이 열심히 외면하던 이슈에 대해서 사과한다.

 

스무드

 

블랙 코미디 이상의 스릴이 있었다. 블랙 코미디는 ‘와 저러다가 선 넘는거 아니야?’라는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데 스무드는 그 이상의 공포가 몰려왔다.

이 공포감은 한국인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전체 내용은 재미한인 3세가 한국에 출장을 오게 되고, 외출을 했다가 길을 잃는다.

성조기와 태극기를 나부끼며 행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고, 태극기 부대 사람들에게 엄청난 환대를 받는다.

먹을 것을 나누어 받고,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었으며, 극진한 친절과 가족에 대한 애정까지 환기하게 되는 경험을 가지게 된다.

이 절대적으로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개인적인 경험을 독자의 시선으로 관찰하면서 점점 긴장감이 높아지는 기분을 느꼈다.

‘어 저래도 되는거야?’라는 생각이였는데, 왠지 모른 불편함과 공포감이 느껴지던 이유는 어렸을 때 교회에 전도되며 체득한 “적극적인 초대를 조심할 것”이라는 교훈과 사회적으로 학습한 태극기 부대에 대한 입체적인 이미지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이 주인공(듀이)의 경험을 누가 나무랄 수 있겠는가? 듀이에게 건네진 환대를 누가 호도할 수 있겠는가?

태극기 부대의 환대는 내 생각에는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형태의 환대이다.

촬영자와 태극기 부대 아저씨가 찬찬히 대화를 했을 때 굉장히 인간적인 대화를 할 수 있었던 유튜브 영상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관찰자가 어떤 생각을 품던지 간에 듀이가 받았던 환대와 친절은 진짜였다.

 

혼모노

 

많은 단편 중에 혼모노를 책의 제목으로 결정한 사람은 누구야? (그냥 한 생각)

 

혼모노는 늙은 박수의 이야기다.

이 박수는 장수할멈을 모시고 있는데 어느날 새로 내림굿을 받는 신애기가 앞집으로 이사를 온다. 아마 무당들이 많이 위치하고 있는 골목인가 보다.

박수는 할멈에게 지극하였고, 할멈도 무형 문화제를 시켜준다는 등 많은 것들을 약속했지만 새로 이사온 신애기에게 할멈이 옮겨 갔다는 것을 깨닫는다. 신기로 먹고 살아야 하는 무당이 신을 잃어버렸으니 장사가 될 턱이 있나. 생계를 위해 박수는 단골 손님이였던 의원을 꾀어 큰 굿판을 준비한다. 굿판을 위해 좋은 무속 도구들을 준비하며 준비 했지만, 신애기에게 굿판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리고 그 굿판에 가서 신애기와 살벌하게 작두를 탄다. 진짜 가짜가 된다.

 

아니 지금 보니까 장수 할멈이 니세모노라는 일본어를 사용해도 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어를 사용하는 신령님이라.. 이 신령님은 진짜일까? 신령님이 무형문화제가 되게 해두겠다는 약속은 진짜가 아니였다. 몸 주인을 신애기로 갈아탔으니까.

마지막 굿판에서 박수와 신애기가 같이 작두를 타지만 신애기가 먼저 나가떨어진다. 진짜가 아니라 존나 흉내만 내는 진짜 가짜가 이긴 것이다. 박수는 진짜를 이긴 진짜 가짜가 된 것이다. 혼모노와 미세모노의 차이는 존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뭐 어떤가? 작두 위에 더 오래 몸을 실었던 것은 미세모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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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사실 흐릿하다는 사실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흐릿함을, 진짜가 가짜가 될 수 있고 가짜가 진짜가 될 수 있음을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좋겠다.

자신의 의견만이 진짜고 타인의 의견이 가짜라는 생각을 조금은 접어두고 조금은 열린 마음을 지니고 건실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